공지사항
- 전체 만우절특집-구조의속임수(후발국공업화제시문) 2015.03.31 2469
-
만우절이네요. 경찰은 만우절날 장난 전화를 엄벌하겠다고 발표했더군요.
우린 출제자들에게 매일 속고 있는데, 출제자를 엄벌할 수는 없으니 서글픈 현실입니다. ㅎㅎ
하긴, 우리 일상 자체가 크고 작은 거짓말들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군요.
그 거짓말에는 남이 우리에게 하는 거짓말뿐만 아니라
우리가 남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도 포함되어 있겠죠.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라는 책을 보니, 결국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자기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사기꾼들은 반성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던데,
어쩌면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의 사고 구조가 거짓말을 더 잘하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렇다고 해서 출제자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겠지요.
애초에 목적부터가 다르니까요.
그러니 이 글은 출제자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이 아니라
우린 잘 속는다~에 대한 이야기가 된답니다~
그것도 남이 날 속이는 게 아니라 내가 날 속인다~~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다시 말해, 우리들의 심리적 구조의 문제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은 PEET 예비 문제의 19-21번 제시문과 문제 일부입니다.
제시문을 읽고 21번 문제의 '장미국, 백합국, 국화국'에 알맞은 국가를 각각 대응시켜 푸는 문제랍니다
이 문제 아시는 분들 꽤 많으시겠죠?
수업 중에 국화국, 장미국, 백합국에 해당하는 국가를 제시문에서 찾는 과제를 내드리면
수강하시는 분들의 약 70% 가량이(저의 주관적인 경험상..) 국화국은 러시아에, 장미국은 독일에 매칭하시고
백합국은?? 하고 고민을 하십니다.
그것도 독일과 프랑스 중에 고민하십니다.
일부 수험자들만이 백합국을 영국에 대응시키시죠.
그러나 장미국은 독일과 프랑스 두 국가 모두에 해당합니다.
다행히 선택지가 국화국만 잘 파악하면 1, 3, 5번 선지를 제외시킬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제시문에서 독일의 경우 은행에 의존하다가 점차 기업 이윤의 재투자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정보가 있어서
4번도 제외시키고 2번을 답으로 고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장미국을 독일과 프랑스 모두에 매칭할 수 있는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프랑스에 대해서 '영국에 비해 후발국'이라고 표현됨
2. 프랑스와 독일 모두 초기에 은행에 의존함.
=> 따라서 프랑스와 독일 중 어느 국가가 더 선진국가인지 판단할 수 없고
둘 다 상대적 후발형의 공업화를 이룬 나라로 생각할 수 있음.
그러므로 백합국을 영국에 매칭시키는 것이 타당하지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질문들 하십니다.
''거셴크론은 후발성의 정도에 따라 19세기 유럽의 국가들을
선진형, 상대적 후발형, 그리고 극단적 후발형이라는 ㉠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라고 하였으니
백합국은 프랑스에 매칭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습니까?' 하고요.
이 문제를 풀면서 영국을 떠올리시는 분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마음의 구조, 즉, 인지적 습관을 이루는 심리적 틀 때문입니다.
다음을 봐주세요.

밑줄 친 부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1.
이 단락에서는 국가명이 4가지가 등장합니다.
또한 프랑스와 독일은 모두 '영국에 비해' 상대적 후발국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은행'에 의존하여 공업화를 이루었고, 영국에 비해 뒤쳐졌다는 점에 있어서는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2. '정도'라는 말은 0~100%까지를 다 포함하는 말입니다.
3. 게다가 국가의 세 가지 유형은 후발국의 유형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국가들'의 유형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후발성의 '정도'가 극히 낮다면 '선진형'이고 상대적으로 낮다면 '상대적 후발형'
후발성의 정도가 아주 크다면 '극단적 후발형'이 되는 것입니다.
4. 그리고 이와같이 해석했을 때, 영국에 관한 언급은 물론 21번 문제의 그래프 모습들을
보다 더 정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제시문에 후발성의 '정도'라고 분명히 넓은 범위를 가리킬 수 있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고
후발국이 아닌 '유럽의 국가들'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며
'선진형' '상대적 후발형' 이라고 후발성의 정도를 낮은 유형과 중간 유형을 비교한 대목이 있으며
또한 하위 내용들이 영국 vs 프랑스/독일의 구도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해석할 때 그래프 막대기 3개중 2개는 제시문에 등장한 정보와 매칭이 가능하고
단 1개는 제시문과 상관없이 등장했다~라고 하는 어색한 해석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단락에서 영국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적을까요?
그 이유를 제가 한 번 밝혀보겠습니다.(신동엽의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패러디)
이 제시문은 반복적으로 '후발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후발국'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범주화할 때,
공업화에 뒤쳐진 국가를 범주화하지 공업화에서 앞서 나간 국가까지 범주화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많은 분들이
'정도'라는 말을 보아도, '유럽의 국가들'이라는 명사구를 보아도
'선진형'이라는 단어를 보아도, '영국에 비해', '영국은' 이라는 말을 보아도
그 정보들을 모두 튕겨냈다는 것은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내 마음의 틀이 이미

이와같이 짜여져버렸고, 내 마음의 틀대로 정보를 해독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여기에서 원 안의 정보는 윤곽이 되는 정보이고 원 밖에 있는 정보는 바탕이 되는 정보가 됩니다.
인간은 주로 윤곽에 주목하여 지식을 범주화하지, 바탕에 주목하여 범주화하지는 않는 것이지요.
즉, 우리의 마음의 구조 때문에, 본능적인 범주화 방식때문에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후발국'에만 주목하게 되는 이유를
다른 각도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 덕에 알려진 인간의 인지적 오류 중에
'가용성 휴리스틱스'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가용성이란 ‘기억의 용이성’을 뜻하는데요.
가용성 휴리스틱은 인간들이 어떤 문제나 이슈에 직면해 무언가를 찾아서 알아보려고 하기보다는
당장 머릿속에 잘 떠오르는 것에 의존하거나 그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합니다.(감정독재, 인물과사상사)
여기에서 우리는 '후발성의 정도에 따라 선진형, 상대적 후발형, 극단적 후발형'이라는 구절(이슈/문제) 및
그 이하에 이어진 내용들(이슈/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이미 제시문에서 반복적으로 접했던 단어 '후발국'을 기준으로 하여
정보를 파악했다고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즉, '뒤쳐진 국가들'을 떠올리는 것이 훨씬 편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용성 휴리스틱스 문제에서
1:1 대응의 가용성도 빠뜨릴 수가 없네요.
후발국 공업화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고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 서술된 비중이 높은
국가는 영국을 제외한 독일, 프랑스, 러시아 세 국가입니다.
그런데 유치원 시절부터 우리는 문제를 풀 때 1:다 대응'보다는 1:1 대응'을 많이 접했죠.
우리는 대체로 1:1 대응에 익숙한 상태입니다.
장미국에 프랑스와 독일 모두가 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1:1 매칭을 하던 습관 때문에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유때문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국화국을 러시아, 장미국을 독일, 백합국은 ....응??' 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출제자들이 우리들의 이러한 오해 가능성을 차단해주기 위해
예컨대 '여기서 후발성의 정도가 극히 낮아서 영국과 같이 앞서 공업화를 이루었다면 선진형, 상대적으로 뒤쳐졌다면
상대적 후발형, 극단적으로 뒤쳐진 경우는 극단적 후발형이 되는 것이다. ' 하는 식으로
의미를 명확하게 해주는 문장 하나 추가해줬더라면 읽는 사람이 정보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우리가 오해하기 쉽도록 지문을 써도 되는 것이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 문제제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오늘 여기에서는 독해에 있어서만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독해의 문제는 많은 경우 '글이 내재하고 있는 구조'보다는 '그것을 읽는 자의 심리적 구조'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지요.
글에 내재한 관계들은 대학 나온 우리들에게는 딱히 놀라운 사고가 아니라
그냥 손가락 세는 것, 한 자리수 덧셈 뺄셈 하는 것 따위와 같은 간단한 사고력만 요할 뿐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글의 구조를 보려고 노력한다는 말의 의미는
글에 써 있는 대로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내 마음 속의 심리적 습관을 깨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까지를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마음이 나를 속일 수 있답니다!! 크읍..ㅜㅜ
누가 나를 속인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속였다고 생각하면 씁쓸~~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심리적 틀을 어떻게 깨느냐? 이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자기 혼자서는 자기를 볼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글이, 자신의 심리적 틀에 갇혀 있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종종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재밌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푸흣)
* 수강후기 이벤트 중입니다. (4/9일까지~) - 공지사항 참고해 주세용
* 기출문제 해설집이 발간되었습니다. 강남 S캠퍼스, 신촌캠퍼스에서 강의를 구매하지 않아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이전 | 전체 | [이벤트] 강윤진 교수님 수강후기 이벤트! 신규 특강 참여자 전원 무료 증정! | 2015.03.17 | 2264 |
| ㅡ | 전체 | 만우절특집-구조의속임수(후발국공업화제시문) | 2015.03.31 | 2469 |
| 다음 | 전체 | 강윤진 교수님 수강후기이벤트 당첨자 발표 | 2015.04.10 | 21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