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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Epilogue] 심는 대로 거두는 인생 2023.07.13 2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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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심는 대로 거두는 인생>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터넷에 그 뜻을 검색해보면, ‘원인에 따라서 그 결과가 생긴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그간 추리논증을 공부해오면서 수없이 마주했던 인과의 법칙이지요. 성경에도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말씀이 있더군요. 그만큼 사람에게는 인생에서 무엇을 심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법조인이라는 꿈의 씨앗을 언제 심었는지 돌이켜 보았습니다. 20대 이전에도 얼핏 몇 차례 심었던 것 같지만 대학교에 입학할 당시 제 꿈은 목회자였기 때문에 법조인의 꿈을 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학교에 입학한지 한 학기 만에 여러 가지 이유로 목회자의 길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부터 곧바로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가 2000년 6월 경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사법시험은 제게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휴학을 두 차례나 감행하며 1차 시험에만 네 차례나 응시했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웠고, 심리적으로도 더 이상 자신이 없었던 저는 2004년 초에 있었던 1차 시험을 마지막으로 법조인이 되기를 포기했습니다.
이후 이런저런 삶의 굴곡을 겪으며 결혼도 했고, 아내가 임신했을 무렵인 2011년 11월 경 저는 메가로스쿨 언어논리연구소에 우연히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로스쿨 진학을 생각했던 것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게는 하나의 직장일 뿐이었죠. 그러나 연구소에서 추리논증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며 제게 다시 법조인의 꿈이 되살아났고, 저는 2014년 3월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포기한 지 정확히 10년 만이었습니다. 이후 기적의 연속이었던 로스쿨 재학 시절을 보내고, 저는 결국 2017년 4월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여 법조인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법조인이라는 꿈의 씨앗을 심은 지 17년 만이었습니다.
17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었지만, 그 시간들이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인생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그 이야기를 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제가 2004년에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요? 인생에서 가정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고, 제가 지나간 시간들이 아깝다거나 후회스럽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이번 종강을 앞두고 한번 그 때를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당시 옆에서 같이 공부하던 선후배들이나 주변 분들은 제게 조금만 더 도전하면 될 것 같은데, 이제 다 온 것 같은데 왜 포기하냐며 많이들 안타까워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제게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고, 네 번이나 떨어진 1차 시험에 도저히 다시 응시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제가 다시 한 번 힘을 내어 도전했다면, 좀 더 빨리 법조인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막판에는 합격선과 몇 점 차이나지 않는 점수로 떨어졌었기에, 조금만 더 힘을 냈다면 제 한계를 돌파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리트를 준비하시는 여러분들도 각자 상황은 다르시겠지만 지금 대부분 큰 두려움과 불안에 직면해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이미 여러 차례 도전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지만, 두려움과 불안은 누구에게나 작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리트에 응시하시는 모든 분들은 이미 법조인의 꿈을 심으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라면, 그 누구도 쉽게 포기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17년 만에 거둔 제 인생의 스토리도 들려드렸으니,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초조하신 분들도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인생에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으니, 어떤 분들은 법조인이 되시고, 어떤 분들은 다른 길로 가실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포기가 너무 쉽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회가 없을 정도일 때 포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리적 시간에도 너무 구애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서른 일곱살이 되어서야, 6살짜리 아들의 아빠가 되어서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저보다 늦으신 분들도 수없이 많지요.
그러니 인생은 다 제각각입니다. 다른 누구랑 비교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먼저 된 사람이나, 나중에 된 사람이나, 각자 다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비교가 없는 인생은 한없이 행복하고 가치가 있지만, 인생에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 그 누구보다도 불행하고 가치 없는 인생이 됩니다.
에필로그를 준비하면서, 제가 올해 초부터 들었던 노래 한 곡이 떠올라 그 가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2023년 1월 5일에 하이키라는 그룹이 발표한 미니 1집 [Rose Blossom]의 타이틀곡인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입니다.
가사를 나누기에 앞서, 앨범 소개를 보면, 이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쉽지만은 않은 인생. 누구나 한계에 직면한다. [Rose Blossom]은 그럼에도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피어나려는 이들에게 바치는 앨범이다.
가사 중에 여러분의 마음가짐이 이러했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삭막한 이 도시가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고갤 들고 버틸게 끝까지
모두가 내 향길 맡고 취해 웃을 때까지
그리고 제가 여러분께 가지고 있는 마음이 담겨 있는 가사도 있습니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제발 살아남아 줬으면
꺾이지 마 잘 자라줘
매 수업 전마다 제 부족함이 여러분의 앞길을 막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매 수업 전마다 제 수업을 통해 여러분의 앞길이 활짝 열리게 해달라고 기도해 왔습니다. 이제는 어떤 것들도 여러분들이 심은 꿈을 포기하게 하지 못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여러분들 각자가 심은 그 귀한 법조인의 꿈들, 모두 아름답게 거두시고 열매 맺으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그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매년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불편하셨거나 언짢으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널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올해도 제 옆에서 큰 힘이 되어준 정연우 조교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제 수업을 수강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음 시즌 수업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법조인의 꿈을 심은 분들이 한분도 남김없이 그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마중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수없이 많은 예비 법조인들의 ‘심는 대로 거두는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조연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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