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차선우입니다.

오늘은 저의 강의 Q&A 게시판에 올려주신 수강생분의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을 공유드립니다.

많은 수강생들이 LEET가 끝난후 2-3개월 정도 대비로 응시하곤 했던 면접시험을 대비하기 위하여

지금부터 법학적 사고와 말하기 훈련이 필요한 이유에 설명드린 답변으로 다른 수험생 분들에게도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듯 하여 공지합니다.

해당 질의는 안락사 문제에 대한 저의 독서노트 수업 내용에 대한 질의에 병행하여 올라왔기에 2번 대답은 그 수업 내용 질의에 대한 답변입니다.

<답변 내용>

0. 법학에 대해서 처음 접근하고 배우다 보면 여러가지 혼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럴때 지금처럼 정확하게 접근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유해보고 노력하는 것이 추후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1. 헌법 제37조 제2항은 기본권 침해와 제한을 판단하는 가장 명시적인 헌법의 조문 내용이며,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원칙은 이로부터 도출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과잉금지의 원칙은 말씀하신 헌법 제37조 제2항의 '필요한 경우'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헌법 전체의 범위에서 기본권을 제한할때는 과잉으로 제한해서 안된다는 사고로부터 도출된 원칙이고 목수침법의 세부원칙은 헌법재판소에서 판례를 통해 확립되어온 원칙입니다. 말씀하신 신뢰보호의 원칙 역시 과잉금지원칙처럼 헌법과 행정법이 적용되는 공법 영역에서 위헌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원칙이자 기준이지만 그 적용되는 경우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들어 평등권 심사에 적용되는 자의금지원칙, 사회권 심사에 적용되는 과소보호금지원칙 등 공법 분야에는 이러한 원칙들이 여러개 존재합니다. 지난해 면접강의중 면접콘서트 강의에서는 이러한 원칙들을 정리하여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들을 체계적으로 나누어 설명하였고, 면접실전모의고사 강의는 이런 부분들을 적용하는 문항 풀이 강의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면접콘서트 강의에서도 기본권과 관련해서는 다른 판단 기준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단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원칙과 과잉금지원칙을 적용하라고 하였습니다. 이 둘은 기본권 제한 심사에 있어 가장 프로토 타입이 되는 심사기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러한 심사기준들에 대해 듣고 이해하는 것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업시간에도 몇번이고 말씀드렸듯이 법학은 외국어와 같아서 독특한 세계관이 있고 문법상 똑같은 뜻인 단어들을 각각의 경우에 사용해야 하듯(tell, say,speak 의 경우를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원칙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게 변호사의 능력입니다. 다만 그것을 한해 정도 로스쿨 면접 정도를 준비하며 완벽히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과욕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의 수업은 그런 원칙들 중 가장 범용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골라내서 이들 원칙 정도라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법학 공부야 말로 법학 전공자에게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여 결론을 낼 경우가 로스쿨 면접문항이 되고 로스쿨 중간, 기말 시험 및 변호사시험 문항이 되며, 변호사들의 일거리가 되고 학자들의 연구주제가 됩니다. 법학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최대한 도그마틱하게 결론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사전에 설정해두지만 아무래도 그 원칙을 어느 정도 적용하는지에 대하여 법률가들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밖에 없고 이것이 논쟁이나 민형사 사건의 쟁점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 법률가들은 절차적 정당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결과가 비록 실체적 진실에 맞지 않은 결론일 지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충실히 지키고(예컨대 3심제도) 나온 결론 이라면 그 결론은 진실이고 정의라고 믿자고 합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법의 또다른 목적인 법적 안정성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변호사가 된다는 것은 이러한 논쟁에 참여할 공식적 라이센스를 취득하는 일입니다.

2. 질문하신 안락사와 비트코인에 대한 정리는 상당히 훌륭한 정리입니다. 다만 수업시간이 진행되가는 과정에서 한번 정리해 드릴 예정이지만 말씀하신 경우처럼 자기결정권과 생명권이 부딪히는 상황은 두개의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기본권이 충돌할때는 기본권 충돌에 대한 이론인 규범조화적 해석이론과 비례의 원칙 이론 두가지중 하나를 사용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규범조화적 해석이론은 두 기본권을 최대한 둘다 보장할 수 있는 절충안을 선택하는 이론이고 비례의 원칙은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때 둘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론입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비례의 원칙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비례의 원칙은 목수침법 중 법익의 균형성과 유사한 판단 방법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3. 말씀하신대로 로스쿨 면접에서는 법적 사고능력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사실 로스쿨 면접은 나온 문항에 대해 의견서를 작성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의견서는 판결문이 나오기 전에 변호사가 판결문의 내용이 이럴 것이다라는 의견을 서면으로 작성하는 작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법조문, 법이론, 학설, 유사한 판례, 외국 사례 등이 모두 동원되기 마련입니다. 물론 로스쿨 면접 정도의 시험에서 이런 완벽한 답을 기대하는 교수님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론을 내는 것과 유사한 논리구조를 보여주느냐를 평가합니다. 그러한 논리 구조를 구성하여 대답을 하는지는 평생을 이러한 논리 구조(이것이 통칭 '리걸마인드' 라는 것입니다)에 맞춰 사고하고 논쟁해온 로스쿨 교수님들이나 외부 평가위원인 변호사들은 금방 알아보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줍잖게 알게된 법학적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이러한 평가에서 오히려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애초 로스쿨에서 다 배울 내용이므로 그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좋아하겠지만 모른다 하여 특별히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독서노트 수업 시간에 강평해드리는 내용과 같은 흐름으로 사고하고 말하는 연습을 지속하며 그 논리 구성의 비약이 되는 지점들을 확인해보는 계속하여 해보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되며, 이러한 사고와 말하기는 리트가 끝나고 두세달 정도의 시간으로는 결코 능숙하게 갖춰나갈 수 없습니다(애초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변호사가 되는 것이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고, 변호사라는 직업이 따로 존재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독서노트 수업을 통해 이러한 사고 연습과 말하기 연습을 체계적으로 다듬어 나가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