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차선우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저에 대한 소개나 저의 강의에 대한 소개가 아닌 글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주말이 다가기 전 저녁에 늘 그래왔듯 저의 Q&A 게시판을 살펴보다 여러가지로 마음을 무겁게 하는 질문을 접하게 되어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LEET 접수를 마무리 하고 또 한창 파이널 강좌를 수강하면서도

자신의 인생 경로에서 변호사의 길이 옳은 선택일지에 대하여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로스쿨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들이나 변호사 직역을 깎아내리기 여념이 없는 언론 보도를 접하며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단언컨대 변호사라는 직역이 가진 매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그 가치 또한 죽지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변호사를 직업으로 삼은 것에 대해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습니다.

남의 고민을 대신 대행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그리고 이제 그 경제적으로도 그만한 배상이 없을 직업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여 저렇게 단언을 할 수 있을지 질문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에게 변호사라는 직역은 아무리 변호사 수가 많아지고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가 하락한다 해도

사라지지 않을 가치가 존재한다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변호사는 정의를 추구하고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몇안되는 직업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직업들은 모두 그 자체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치 그 자체를 추구하고 그것을 넘어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정의를 추구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살아갈 수 있는 직업은

변호사 외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의 언어이해 지문에서도 다뤘던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따를 경우 인간이 가지는 최상의 단계의 욕구가

바로 자아 실현의 욕구이고, 자아 실현이란 한마디로 가치있는 삶을 살고,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았을때 인간이 가지는 최상의 욕구를 마음만 먹으면 실현할 수 있는 직업으로 변호사 이상의 직업은 없다 하겠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이런 추상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꿈꿨던 여러분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현실적인 면에서는 어떠할까요?

변호사의 가장 큰 강점은 개업이 가능하다는데 있습니다. 개업이 어렵게 느껴지면 반개업이라 하여 반고용, 반개업의 형태로 개업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변호사가 개업하는데 필요한 것은 프로페셔널한 법적 지식과 리걸 마인드 그리고 영업력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의사나 치과의사들처럼 많은 기기를 들일 필요도 없고 간호사나 원무과 직원과 같은 직원도 필요치 않습니다.

사무장이나 직원도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변호사는 혼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 별다른 자본을 들이지 않고 개업을 하고, 또 그 개업이 설령 안좋은 결과로 끝났다 해도 경제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크게 오점이 되지 않습니다.

소자본으로 언제든 자신의 전문지식만으로 개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

아마 회사를 다니다 오신 분들은 이러한 것이 사회생활에서 얼마나 강한 힘이 될 수 있는지 십분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 강점은 상당한 수준의 연봉 차이도 넘어설 수 있는 강점입니다.

대기업 직장인들이 왜 야근에 시달리면서도 야근 수당도 받지 못하는 걸까요?

사내변호사들은 지위가 하락했다 해도 칼퇴가 하나의 상징이 될 정도로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표상으로 법조계에 통하는 걸까요?

'인간에 대한 존중은 두려움에서 부터 나온다.'

지난날 인기를 끌었던 웹툰 송곳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입니다. 언제든 퇴사하여 개업을 할 수 있는 전문직에게

조직은 존중으로 화답해줍니다.

아울러 변호사가 되어 어느 조직에 있더라도 언제든 개업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은 그 개인에게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존감을 부여합니다.

이쯤 읽다보면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는 실무 교육이 충분치 않아 개업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반발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지요?

로스쿨에 와보시면 아실겁니다. 사법연수원 교육의 실체가 무엇인지. 사법연수원 교육은 철저히 판사를 양성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교육입니다.

따라서 변호사 실무에 대한 교육은 부분적으로는 연수원 보다 로스쿨의 유능한 실무가 출신 교수님들이 잘해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무는 교육으로 채워질 수 없는 내용들이 있기에 기본적인 리걸마인드와 법적 지식이 있다면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저의 동료 변호사들 중에는 지방사립대 로스쿨을 나오고도 4-5년차에 중형 규모의 로펌 대표가 되어 연매출만 8억이 넘게 올리시는 분도 계십니다.

거짓말 같으신가요? 생각보다 실무는 학교 이름 순서나 성적 순서대로 성패가 결정되지 않습니다.

처음 로스쿨 변호사들이 나왔을때 로스쿨 변호사들은 실무에서 연수원 변호사들에게 백전백패할 것이라 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상습절도죄의 위헌 판결을 받아낸 변호사도 성전환 수술 없는 성전환 인정을 받아낸 변호사도 모두 로스쿨 출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로스쿨 변호사의 대우는 어떠할까요? 현재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6개월 실무수습이 로스쿨 교육과정 외에

별도로 수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노동력의 착취가 이루어지는 6개월 실무수습은 로스쿨 뿐만 아니라 연수원 출신까지

변호사 전체의 지위가 하락되는 원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 있어 변호사 지위 하락의 실례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 로스쿨 변호사의 6개월 실무수습기간 평균 임금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무급 처우도 속출하는 형국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6개월까지입니다. 6개월 이후 재판을 나갈 수 있는 변호사의 처우는 밖에서 알려진 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인 로이너스 등에는 세후 월 300만원 이하의 처우를 제시하는 사무실에 대한

비판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전보다 변호사들의 처우가 낮아졌다고는 하나 고용변호사의 처우가 대졸 공채나 공직의 경우보다

결코 처우가 낮지 않으며, 사내변에 입사해도 같은 직급의 일반직 직원에 비해 변호사 수당을 추가로 받아 높은 처우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6개월 실무수습의 경우에는 저희 선배 변호사들이 지속적으로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 까지 6개월 실무수습의

역작용때문에 폐지나 개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며, 서울지방변호사회까지 나서 6개월 실무수습 개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중임을 알려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가 되었을 경우 시민단체 또는 NGO 등을 통해 입법과 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확장될 수 있음도 변호사를 진로로 선택했을때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변호사는 공익의 수호자로서 매년 공익활동을 일정 시간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많은 변호사들이 시민단체 등을 통해 공익 활동을 하고 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 정의 실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또 뜻이 있는 분들은 이런 공익 단체나 공익 변호사 단체의 상근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일들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변호사 출신 대통령으로 유명한 링컨은

순회판사와의 면담만으로 변호사가 되었음에도 가장 변호사다운 삶을 살았고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 노예해방이라는 큰일을 해내었습니다.

훌륭한 변호사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또 적은 수의 변호사로 존재해야 탄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변호사가 되려는 뚜렷한 목표의식과 변호사가 되는 과정에서 갈고 닦은 확실한 전문지식, 그리고 리걸마인드란 이름으로 불리는 법적 사고력

마지막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가 결합된다면 변호사 숫자가 2만명이 되든 3만명이 되는 훌륭한 변호사로 살아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후배 변호사로 실무에서 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