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성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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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강의 때,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어, 제공했던 글인데,

어제 신촌 강의에서 많이 긴장된다는 수강생의 얘기를 듣고 내용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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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정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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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라미아 지음 / 김효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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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불안은 주의를 기울이라는 신호이다.

우리 곁에 있는 ‘불안’

마음을 온통 빼앗아 간 그를 혹시나 마주치기 않을까 기대하면서 집을 나선다. 길을 걷다 보니 불현듯 대문을 잠그고 나왔는지 신경 쓰인다. 집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혹시나 열어 놓고 나왔으면 어쩌나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평상시와 달리 문단속을 잊은 게 아닌지 생각해 보라는 뇌의 경고다. 나는 계속 길을 걸으며 마음에 품은 그를 떠올린다. 이번에도 뇌는 불안감을 일으키지만 그를 떠올려서가 아니라 문을 잠그지 않은 탓에 생긴 감정으로 지레짐작한다. 하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와 확인해 보니 문은 잘 잠겨 있다. 잠시 내가 지나치게 강박적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 불안을 느낄 때는 누구라도 이런 식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섯 번이나 집에 돌아와서 문이 잠겼는지 확인한다면 병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알고 보니 나는 그저 좋아하는 이를 만나지 못해 초조해 한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기분이 매우 좋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그를 만나지 못해도 개의치 않으리라 다짐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불안은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모호한 신호다​. 불안할 때 우리는 각성 상태가 되므로 신경성 긴장과 흥분을 느끼며 휴식이나 수면을 제대로 취하기 어려워진다. 또 극히 조심스럽고 예민하며 신중해지는 등 과민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불안은 뇌가 위협을 감지할 때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불안은 에너지와 집중력을 불어넣어 주의를 한데 모으게 한다는 이점이 있다. 모든 감정이 그렇듯 불안은 원인을 정확히 집어내기 어려워 이 감정에 빠지면 사람들은 주위 환경이나 지금의 걱정거리 탓으로 돌린다. Schachter & Singer, 1962 우리는 대체로 불안이 주는 느낌을 싫어하기 때문에 불안은 부당하게 나쁜 평판을 얻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의 이점은 무시한 채 불안을 없애는 데만 관심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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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방향을 제시한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하는 신호다. 하지만 주의할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느낌과 생각을 바탕으로 각자 해석해야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았다면 우리는 그의 손짓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감정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몸이 떨리고, 초조하며, 진땀과 현기증이 나고, 심장이 벌렁거리는 등 불안의 신호가 나타날 때 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매우 이롭다. 중요한 시험 날 아침에 밀려오는 불안감은 정신을 바짝 들게 해 계산기나 공책 등 필요한 준비물을 빠뜨리지 않게 도와준다. 이렇듯 불안은 불편한 느낌과 생각을 유도해 행동의 방향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방향을 따르려면 우선 불안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려는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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