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논증에서 논리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2024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추리논증에 대한 출제기관의 공식분류에 따르면, 규범은 14문항, 인문은 11문항, 사회는 7문항, 논리학ㆍ수학은 3문항, 과학기술은 5문항이 출제되었습니다. 이 중 논리학 베이스로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영역은 인문과 논리학ㆍ수학입니다. 그런데 인문 소재 문항의 모든 문항이 논리학 베이스로 출제되는 것도 아니고, 논리학ㆍ수학 중 수학은 논리학과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리논증에서 논리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추리논증 수험에 있어 논리학 때문에 심적인 압박을 느끼는 분들이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그 중 주요한 이유는 예전 기출문제들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리트 초기(ex. 2009학년도 등)에는 논리학 베이스 문항이 많이 출제되었기 때문에 기출문제의 전반적 학습에 있어 논리학이 메인으로 등장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논리학 역시 출제 경향의 변화에 맞춰 학습 비중을 조정해야 합니다.]

최근 추리논증 기출문항에서도 논리학은 물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전히 인문 소재 문항에서는 논리학 베이스의 제시문과 선택지가 꽤나 많이 등장합니다. 또한, 모형 추리 파트에서도 당연히 논리학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항들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항들의 해결을 위해 논리학을 너무 ‘과하게’ 공부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법학적성시험 안내서 개정판의 경우, 형식적 추리 파트에 ‘타당한 추론 규칙’을 크게 6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내용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와, 논리학 공부 엄청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안내서 내용을 천천히 읽어보면 대부분의 내용들은 혼자서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예문도 충분히 나와 있구요. 또한, 최근 기출문제들 역시 저 범주를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법학적성시험 안내서와 해설서만 잘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논리학 공부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논리학을 전혀 몰라도 된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종종 논리학을 전혀 몰라도 된다는 식의 접근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타고나기를 형식논리학적으로 생각하는 매우 예외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기본적인 논리학 지식은 분명 추리논증 문항의 정답을 찾기 위해 필요하고, 효율적인 도구입니다. 혹자는 내용으로 풀어도 정답이 나온다고 이야기하지만, 출제의도 자체가 ‘형식’에 맞춰져 있는 것이 논리학 베이스 문항이기에, 최소한 법학적성시험 안내서에 있는 내용 정도는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논리학 공부에도 다 때가 있습니다.]

시중에 많은 수험생들이 보는 논리학 독학서들이 꽤나 많이 존재합니다. 그러한 책들은 매우 훌륭한 책들입니다. 휼륭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보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러나 그것도 시기가 중요합니다.

만약 올해 7월에 리트를 볼 사람이라면 논리학 독학서를 이제야 보는 것은 비효율적인 접근입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기출문항을 이해할 정도의 최소한의 논리학만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지요. 그렇기에 저는 지금까지 학원 강의에서 논리학 강의 부분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당장 시험을 볼 학생들은 논리학 말고도 공부할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학년인 분들, 혹은 당장 리트를 볼 분들이 아니라면 당연히 논리학 공부를 깊이있게 해 보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시도입니다. 사고 자체를 논리적으로 바꾸어 나간다면, 추후 추리논증 학습에 있어서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추리논증의 과목명이 ‘논리학’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만약 추리논증 40문항에 모두 논리학이 베이스가 된다면, 제가 생각하기에 이 과목의 이름은 ‘논리학’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목의 이름은 아시다시피 ‘논리학’이 아닌 ‘추리논증’입니다. 물론 ‘추리’와 ‘논증’이 모두 논리학과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추리’와 ‘논증’이 모두 ‘논리학’ 그 자체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는,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논리학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은 이제 6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할지 답은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이론을 익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실전이니까요. 우리에게는 논리학 말고도 공부해야 하거나 고민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