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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문덕윤의 책이야기, 시작합니다. : 제1화 - 우아함과 가난, 어울릴 수 있을까? 2013.11.29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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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의 책이야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문덕윤 강사입니다.
오늘은 '문덕윤의 책이야기' 제1화를 들고 왔습니다.
원래 12월부터 주1회 연재 예정이었고 11월에 레파토리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생각은 티저를 하나 만들어볼까 하면서 이런 저런 작업을 하고 있다가
'에잇, 그냥 하나 쓰지 뭐.'하고 얘기를 풀었습니다. 덕분에 1주 일찍 연재가 시작되었네요.
지난해에는 도서 리뷰 칼럼을 자유게시판에 강의일기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회차도 작았고요.
올해부터는 칼럼에 '문덕윤의 책이야기'라는 코너 제목도 달고,
12월의 홈페이지 개편 작업 이후에는 자유게시판의 코너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칼럼은 4월까지 주1회 연재되고요.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책 주제는 인문/사회/과학/예술 등의 객관적 분류법 대신 지식형/힐링형/사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책들은 엮어서 쓰다보면 통섭적 성격의 책도 있고,
제 칼럼은 책소개 뿐만 아니라 제 생각이 들어갈 거라서 좀 더 자유로운 분류체계를 잡았습니다.
그럼, 제1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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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 [사유형]우아함과 가난, 어울릴 수 있을까?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는 그저 검약의 미덕을 강조하는 잰체하는 유럽 어르신의 훈계형 에세이인 줄 알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편견을 가지는 것의 위험을 깨달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작가에게 미안해지지 않으려면 읽고 생각해 보기 전에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사람을 만날 때처럼.
이 책은 미학적 가난에 대한 책이다.
나 역시 “어떻게 하면 좋은 스타일을 유지할까?”가 인생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계절이 바뀌면 자주 가는 인터넷 쇼핑몰의 신상 스타일을 체크하고,
패션 잡지 하나라도 챙겨보게 된다.
새로운 물건이 주는 감각적 즐거움도 크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보이는 모습이 ‘남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불안이
내 마음 속에 은연중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혐오감을 일깨우는 집은 집주인이 미적 감각의 결여를 값비싼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가구와 잡다한 전자 제품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고 믿는 집이다. 그런 집에 들어서게 되면, 대개는 모조품 아르데코 소파를 덮은 인조가죽 냄새가 먼저 불쾌하게 코를 찌른다. 지나치게 높이 걸려 있는 복도의 액자 안에는 미로 그림의 복사판이 들어 있고, 거실에는 대형 평면 브라운관이 제단처럼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말로 조악한 경우에는 집 안 어딘가에 키스 해링의 플래카드 아니면 군터 작스의 사진, (뉴욕에서 직접 가져온) 제임스 리치의 그림이 걸려 있다.”
21세기는 취향을 돈으로 사는 것이 가능한 시대이다.
그리고 이러한 취향의 정점에 명품 마케팅이 있다.
“우아함 = 고가품으로 고급스럽게 치장한 상류층 취향”
조악한 돌직구 화법으로 표현한 21세기 식 우아함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다.

그래서 12월 백화점 파워세일에는
여배우의 시상식 패션으로 한껏 치장한 아이돌이 레드카펫에서 인사하는 장면이 광고 포스터로 나간다.
여기서 우아한 가난? 없는 이의 한껏 찌질한 개념 설정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과연 우리 중 몇이나 결핍 없이 한껏 즐겁게 스타일을 구매할 수 있을까?

폰 쇤부르크 씨는 이 지점에서
이제 풍요의 시대는 완전히 지나갔으며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가난해지는 사람은 자신만이 실패자라고 느낄 필요가 없다.
훨씬 더 포괄적인 과정의 일부로 가난해지는 것이며,
따라서 그 가난은 역사적인 차원의 가난이다.
자본주의는 그동안 가난은 수치스러운 것이라며 인간에게 노동을 강요했고,
인간은 계속 돈을 벌고, 계속 새로운 소비처를 만들어 계속 돈을 쓰고, 계속 빈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아한 가난”은 삶의 양식으로,
쇤부르크 씨의 철학적 논변의 결과물로 제시된다.
장르는 에세이지만, 내용물은 어지간한 사회학 서적만큼이나 알찼다.
그리고 문장 곳곳에 작가의 논리적인 사유가 살아있어서,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는 시간이 지치지 않고 즐거웠다.
매해 8월까지 시즌을 마치고 나면 하반기에는 무의식적으로 에세이 류의 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곧이어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이 책은 내용을 따라가면서
수업 시간에 다루었던 부르디외의 사회학 이론,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서정인 선생님의 <달궁>의 사유가 한번에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 관련 기출문제를 첨부파일에 올립니다. 받아서 풀어보세요.
2010 언어추론 26~28번, 서정인 달궁
(에필로그 : B급 잡설)
1. 우아하게 가난해지랬는데... 그래도 갖고 싶다. 까르띠에... 또르르
난 아마도 평생 이 화두를 두고 갈등하겠지.
2. 윤아를 좋아하시는 남학생들께는 미리 죄송합니다.^^;
그녀의 미모는 진심 복되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런데, 왜 윤아는 클러치에 선글라스를 올려두고 있는 걸까요? 궁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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